생각을 바꾸면 내가 보인다.
토끼 한 마리가 야자나무 아래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야자열매가 떨어졌다.
얼마나 놀랐는지 천지가 무너지고 지구의 종말이 온 줄 알고 토끼는 정신 없이 뛰었다.
이것을 지켜보고 있던 고양이가 왜 그렇게 뛰어가느냐고 물었다.
토끼는 세상에 종말이 왔다고 대답했다.
고양이가 따라 붙었다.
쥐가 또 물었다.
지구의 종말이 왔다고 하자 쥐도 가세를 했다.
사슴도, 여우도, 노루도, 모든 짐승들이 떼를 지어 달리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왜 가는지도 정확하게 모르면서 막 뛰었다.
더 이상 달릴 수 없을 정도로 모두들 지치자 누군가가 왜 뛰었느냐고, 누가 먼저 뛰기 시작했느냐고 물었다.
알고 보니 토끼가 범인이었다.
그래서 토끼가 종말이 왔다고 주장했던 곳으로 가 보니 겨우 야자열매가 하나 떨어진 것 뿐 이었다.
오늘도 사람들은 뛰어가고 있다.
아이도 바쁘다, 어른도 바쁘다.
정신없이 뛰어만 가고 있다. 왜 뛰었는지, 어디로 뛰는지 상관없다.
남들이 뛰니까 뛴다.
안 뛰면 나만 바보 같고, 우리 집 아이만 바보 될 것 같아서 뛰어간다.
지치고 피곤한데도 쉬지 않고 뛰고 달린다.
그만 뛰고 싶어도, 쉬고 싶은데도 멈출 수가 없다.
낙오자가 될 것 같은 강박관념 때문이다.
멈추기는커녕 쉬고 있는 사람들을 비판하면서 뛰고 있는 것이 현대인이다.
행복합니까? 물으면, 솔직한 대답도 못하면서 행복한 채 열심히 뛴다.
뛰니까? 열심히 달리니까 행복한 것이 아니냐고 스스로 속이면서 뛰고 있는 것이 현대인이다.
이렇게 뛰다가 잃어버리고,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오직 한 사람 「나」뿐이다.
그래서 현대인은 「나」를 잃어버린 환자들이다.
사람은 자고로 자기를 알아야 분수를 아는데 나를 잃어버렸으니 사회가 온통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잠깐 길을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자.
한문으로 자신을 아는 것을 지분이라 하고, 자기를 지키는 것을 수분이라 한다.
내 능력의 분수를 알고 내 건강의 분수를 아는 것.
이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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