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
“ 31 그와 함께 올라갔던 사람들은 이르되 우리는 능히 올라가서 그 백성을 치지 못하리라 그들은 우리보다 강하니라 하고 32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그 정탐한 땅을 악평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그 거주민을 삼키는 땅이요 33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거기서 네피림 후손인 아낙 자손의 거인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
아멘 [민수기 13:31-33]
목사안수를 받은 지 이제 2년이 됩니다. 전적인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목회의 현장에 들어 왔습니다. 언제나 예기치 못하는 하나님의 은혜가 저에게 늘 임합니다. 어찌하여 저에게 이런 깨달음을 주셨을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하나님의 전적인 긍휼과 은혜인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직은 하나님을 이 정도 수순 밖에는 섬기지 못하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지난날 저를 기다려 주셨던 것 같은 인내심으로 기다려 주십니다. 이전에 발견하지 못했던 목회의 현장은 축복과 은혜와 감사가 넘치는 시간들입니다. 목회현장은 이전에 깨닫지 못한 하나님의 축복이 샘솟듯이 솟아나는 영혼의 샘터입니다. 목회현장은 이론과 논리와 시스템이 아닌 성령의 능력이 임하시는 생명의 현장입니다. 목회현장은 하나님의 축복과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만을 바라는 전망대의 현장입니다.
짧은 시간의 목회현장은 십 수년을 침례교회 장로로 목회자를 최일선에서 도왔던 것과는 또 다른 하나님의 풍성하신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전에는 결코 누리지 못하였던 또 다른 세계가 여기 있습니다. 학습이나 훈련으로는 도저히 다가갈 수 없는 신비의 영역입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개입하시는 축복의 영토입니다.
주일마다 드리는 예배는 우리에게, 저에게 주신 축복의 경험을 증거하고 증명해 보이며 하나님의 축복하심을 성도들과 함께 하나님께 고백하며 영광을 올려드리는 귀한 사역의 중심 자리입니다. 예배 준비는 우리들에게 존귀한 사명이자, 기쁨의 과업입니다. 예배를 통하여 우리들이 하나님께 받은 은총의 크기만큼의 은총을 성도들에게 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이 목숨을 다하여 드리는 예배 준비는 성도들을 하나님의 성산으로 올라가게 하는 최전방에 선 병사와 같은 사명입니다. 이런 예배 준비를 통하여 기쁨을 동반한 긴장과 기대는 우리들을 예배의 성공자로 만들어 주시는 하나님의 응답을 만나게 합니다. 그러면 그 응답으로 한 주간을 거든히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받게 됩니다. 이런 축복을 목회 현장에서 누릴 수 있습니다. 경험할 수 있습니다.
설교준비는 언제나 나의 연약함을 발견하는 쉼터입니다. 나의 힘으로 할 수 없음을 인정하기에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과 긴밀한 통화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새벽에 일어나 혼자 하나님께 떼를 씁니다. “하나님! 강대상에서 그냥 내려 올 수도 있습니다.” 한 주간 내내 몸살을 앓습니다. 그러나 행복합니다. 강대상에 올라가 막 설교를 시작할 쯤에 또다시 애타는 심정으로 나의 연약함을 십자가의 보혈 뒤로 감추어 주시기를 나의 하나님께 간절함 마음으로 요청합니다. 오늘의 설교를 하나님께서 주장해 주시옵소서. 나의 성경설명이, 나의 성경해석이, 나의 성경해설이, 나의 신앙경험이 되지 말게 하시고 오직 하나님께서 저에게, 우리 모든 성도들에게 말씀해 주시옵소서. 이렇게 기도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는 예기치 못한 은혜의 강가로 저를 인도하시며 우리 모두를 그 하나님의 풍성하신 은혜의 강가로 인도하여 주십니다. 그래서 설교에 감격과 만남이 있습니다. 이것이 목회의 꽃입니다. 이것은 세상 어느 곳에서도 구하지 못하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유일 무일한 우리들의 선물입니다.
사랑하는 후배여러분! 여러 가지 인간적인 생각과 고려를 내려놓고 지금은 비록 연약하지만 그래도 인내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어찌하면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갈까? 어찌하면 아빠!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라는 명제를 목회의 잣대로 함께 살아갑시다. 사도바울의 고백처럼 나의 나 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라는 깊은 깨달음을 나의 것으로 옮겨 나의 나된 것도 오직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라고 고백을 합시다.
그렇습니다. 목회를 준비하는 우리들에게 많은 인간적인 한계들이 우리들을 메뚜기와 같이 만들려고 합니다. 그럴 때 먼저 우리 스스로 그것들에 대해 단호히 거부하고 당당히 맞서야 합니다. 우리들은 하나님의 그 크신 계획에 겸손한 마음과 순결한 신앙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에, “오! 하나님, 주님, 여기 저가 있습니다!”라고 흔쾌히 하나님의 부르심(콜링)에 응한 자들입니다. 이 거룩한 불러주심에 응답한 이는 내가 한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인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세워주셨습니다. 세상이 아닌 오직 위대하신 창조주, 스스로 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택하여 선정하여 주셨습니다. 말씀을 받은 자로 말입니다. 그런데 이에 반할 자가 누구이며 무엇입니까?
부산 범천제일교회 협동목사
부산칼빔신학교 교수
신라대학교 외래교수 엄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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