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경영관리

몰입의 즐거움

공격이 2008. 1. 11. 09:23

몰입의 즐거움

 

1.일상의 구조

바람직한 삶은 어떤 것인가? 나는 다시 한번 겸허하게 묻고 싶다. 그러나 예언자나 신비주의자처럼 말할 생각은 없다.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평범한 사건들, 즉 일상생활에 초점을 맞추면서 구체적으로 피부에 와 닿는 예를 들기 위해 애쓰고 싶다.

[조라는 이름의 60대 초반 남자의 예]

 

이 책에는 중요한 전제가 세 가지 깔려 있다. 첫째, 중요한 진리는 이미 오래전에 뛰어난 예언자․시인․철학자가 말했고 그것은 지금도 우리네 인생의 지침으로 요긴하다는 사실이다. 둘째, 지금 인류에게 중요한 정보가 주로 과학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에서 통용되는 진리는 어차피 당대의 세계관이 반영된 언어로 표현되기 마련이어서 세월이 흐르면 그 뜻이 달라지고 결국 폐기되는 일이 적어진다. 셋째, “삶”의 듯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선인들의 지혜에 귀 기우리는 한편 그 지혜를 과학이 꾸준히 축척해 온 앎과 접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사실과 미래의 가능성을 현재의 시점에서 이해하려고 꾸준히 노력할 때 비로소 우리는 삶의 길을 깨달을 수 있다.

 

아프리카 평원에서 사는 개코원숭이는 일생의 삼분의 일을 잠자는데 쏟아 붓는다. 깨어 있는 시간은 돌아다니기, 먹이를 구하고 먹기, 자유롭게 롤기로 삼등분된다.

 

인생에서 부여받은 기회의 차이는 아직도 엄연히 존재한다. 미국의 대도시 빈민가에서 태어난 아이가 평생 살아가면서 과연 어떤 경험을 하리라고 기대할 수 있을 까? 미국교외의 넉넉한 가정이나 스웨덴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가 기대할 수 있는 삶의 질과 빈민가에서 태어난 아이가 기대할 수 있는 삶의 질은 얼마나 다를까? 불행하게도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어떤 사람은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가정에서 설상가상으로 선천성 장애를 안고 태어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진 집에서 준수한 외모에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태어난다.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는 것은 사람마다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 창밖을 바라보면 흩날리는 눈송이가 모두 똑같아 보인다. 하지만 돋보기로 하나하나 자세히 뜯어보면 눈송이가 저마다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하나의 눈송이는 어떤 눈송이와도 모양이 같지 않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 책이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간의 의식(意識)에 유연성이 있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만사가 인간 공통의 조건, 사회적․문화적 범주라든지 우연성에 의해 결정된다면 삶을 개선 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를 성찰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노릇이리라. 다행히 개인이 주도적으로 선택하여 현실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운명의 굴레를 박차고 나설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은 바로 이런 믿음을 가진이들이다.

 

삶은 행동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 다시 말해서 경험이다. 그런데 경험은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므로 시간은 아주 귀중한 자산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경험의 내용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할당하고 투자할 것인가를 지혜롭게 결정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매우 중요하다. 물론 시간투자는 우리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그렇다.

따라서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경우에 행복 하는가?

우리는 언제 몰입하는가? 언제 집중 하는가? 등을 관찰해 보는 것은 많은 시사점을 우리에게 제공할 것이다.

 

사람들이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를 알고 싶을 때 연구자들은 보통 설문조사를 한다. 잠들기 전이나 주말에 일정한 양식의 응답지를 채우도록 요구하는 이 방법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회상에 의존하다 보니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에 반해 경험추출법(Experience Sampling Method : ESM) 이 연구방법은 칠십 년대 초반에 저자인 미사이 칙센트 미사이가 시카코 대학에서 개발한 것으로 ESM은 호출기나 프로그램이 입력된 시계를 이용하여 사람들에게 미리 배부한 소책자에 해당 사항을 적어 넣도록 요구하는 실증적 연구방법이다. 즉 하루를 두 시간 단위의 토막으로 쪼갠 다음, 아침 일찍부터 밤 열한시 넘어 까지 신호를 한 토막 안에서 예고 없이 불시에 보낸다. 신호를 받은 사람은 자기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누구와 함께 있는지를 기입하고, 그 순간 자기의 심리상태를 점수로 평가한다. 가령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어떤 충동을 느끼고 있는지, 얼마나 자신감을 갖고 있는지 따위를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다.

그 결과를 살펴보면 사람들이 보내는 일상의 무늬와 결을 아주 자세하고 정확하게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얼마나 식사를 자주하는지, 식사를 하면서 어떤 느낌을 갖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청소년․성인․노인이 식사를 하면서 가지는 느낌이 비슷한지 다른지, 혼자 식사할 때와 여럿이 식사할 때 어떤 차이가 나는지도 알 수 있다. 또 이 방법을 사용하면 미국인 유럽인 아시아인 등을 문화적으로 비교하는 작업이 가능하다. 연구자의 필요에 따라서 사람들이나 문화를 이해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출처:『몰입의 즐거움」,마사이 칙센트미사이 著,이희재 �김, pp 9-28.